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신들(2) 닌우르타, 주, 길가메시
닌우르타 Ninurta
메소포타미아의 주신인 바람의 신 '엔릴'과 대지의 여신 '닌후르사그'의 아들이다. 닌우르타의 주요 상징은 새와 쟁기이며, 수메르의 농사, 치유, 사냥, 법, 추적, 전쟁의 신이다. 봄의 홍수와 뇌우를 주관하며 머리가 사자인 독수리로 묘사되는 폭풍의 새 ‘주’ 혹은 ‘안주’와 함께 등장하곤 하며, 때때로 활과 화살을 들고 있다.
닌우르타는 본래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악마로부터 구원하는 농사의 신이었는데, 신의 성격 형성 과정에서 전쟁의 신으로 원형이 변경되기도 했다. 메소포타미아가 끝없는 전쟁터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서사시 「루갈-이(Lugal-e )」에 의하면 닌우르타는 ‘아사그(Asag)’이라는 악마를 죽이고 돌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을 만들어 농업이 유리하게 했으며 수메르의 농경에 관한 시를 보면, 농부들에게 농사에 관해 조언하기도 한다.
주 Zu / 안주 Anzu
메소포타미아 신화나 종교에서 나타나는 괴물. 폭풍우를 일으키는 신성하고 거대한 새인 '주' 혹은 '안주'는 사자 얼굴을 한 독수리로도 묘사되고 불과 물을 내뿜기도 한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신과 인간의 운명이 새겨져 있는 ‘운명의 석판’ 전설이 널리 전해져 오는데, 주는 이 ‘운명의 석판’을 ‘엔릴’이 세수하는 동안 훔쳐 산꼭대기에 숨겨두었다. 그 석판을 가슴에 찬 자는 누구든지 세계의 최고 통치자가 되었기 때문에 이는 신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이었다. 엔릴의 아들 닌우르타는 산 정상에서 주의 보금자리로 찾아가 운명의 석판을 찾으려 하지만, 운명의 석판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 닌우르타가 화살을 쏘면, 이 화살은 공중에서 떨어져 화살촉은 수레바퀴로, 깃털은 새로, 활은 숲으로, 활시위는 양으로 돌아가 버린다. 닌우르타는 남풍으로 새의 날개를 찢어 땅에 떨어뜨리고, 목을 베어버린다. 가까스로 운명의 석판을 되찾아 엔릴에게 가져다준다는 이야기이다.
길가메시 Gilgamesh
수메르와 바빌로니아 신화에 등장한다. 길가메시는 기원전 2750년경 실재했던 우루크 제1 왕조의 전설적인 왕이자, 죽은 후 신격화되었다. 수메르에서 전해 내려온 신화에 기반한 이야기로 엮은 「길가메시 서사시」 속 영웅으로 등장하며, 수많은 신화와 서사시에도 등장한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기원전 2000년대에 점토판에 기록되었으며 오늘날 가장 많이 알려진 수메르의 문학이다.
길가메시는 여신과 인간의 결합으로 태어나 3분의 2는 신, 3분의 1은 인간이며 위압적인 폭군으로 묘사된다. 그 난폭함 때문에 우루크 주민들은 신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신이 점토와 침을 섞어 ‘엔키두’라는 털이 많은 한 사나이를 만들었는데, 그 또한 길가메시만큼 난폭했다. 길가메시는 이를 돕기 위해 사랑과 전쟁의 여신인 ‘이난나(이슈타르)’의 여사제 ‘샤마트를 보냈고, 여사제는 여성과 관계를 맺어본 적 없는 엔키두에게 쾌락을 가르친다. 이 계기로 야생에서 마을로 오게 된 엔키두는 길가메시와 싸우고 결국 지게 된다. 이후 일생에 걸친 둘의 우정과 사랑이 시작된다.
신의 지시에 의해 불을 뿜는 거인이자 삼림의 수호자인 후와와(훔바바)를 정벌하기 위해 둘은 모험을 떠난다. 우루크에서 2만 시간이나 가야 도착하는 삼나무 숲에서 태양신 ‘샤마쉬’의 도움을 받아 후와와를 물리친다. 그리고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난나가 길가메시를 유혹한다. 이를 거절한 길가메시에게 화가 난 이난나는 바빌로니아 판테온 최고신이자 하늘의 신인 ‘안(아누)’에게 부탁해 하늘의 황소를 지상으로 보내게 되고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이 황소와 싸워 이기게 된다. 황소의 죽음으로 화가 난 신들은 엔키두를 병에 걸려 죽게 한다.
친구를 잃은 슬픔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운명에 공포심을 갖게 된 길가메시는 대초원을 방황하다 자신의 선조이자, 불사신이 된 ‘우트나피슈팀’을 찾으러 떠난다. 그는 모든 인간을 진흙으로 되돌아가게 한 대홍수에서 살아남아 신들에 의해 불사가 된 영웅이었다. 길가메시는 정원에 과일과 신들의 나무, 보석으로 가득 찬 세계를 둘러싼 바다 옆 정원에 도착했다. 이곳에 있던 여신 시두리(술집 작부, 맥주, 와인 등을 만드는 발효 관련된 여신, 포도로 술을 만듦)가 인간은 어차피 죽을 운명이니 포도주나 마시자며 길가메시를 유혹한다. 하지만 길가메시는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결국 시두리는 길가메시에게 나루터의 사공인 ‘루시나비’에게 가보라고 한다. 죽음의 강 건너편의 우타나피슈팀을 만나기 위해 길가메시는 그를 찾아가고, 특별한 나룻배를 타고 죽음의 바다를 건넌다. 길가메시는 우타나피슈팀 부부의 영원한 거처로 간다. 우타나피슈팀은 길가메시에게 인간임을 상기시키며, 죽음은 잠처럼 필요한 것이라며 6일 낮, 7일 밤 동안 깨어 있는지 시험에 들게 한다. 길가메시는 결국 잠들어버리고 만다.
심해에 사는 마법의 식물인 절대 늙지 않는 풀, 불로초만이 길가메시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길가메시는 우여곡절 끝에 심해에서 그 식물 채취에 성공, 기쁜 마음으로 우루크로 향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 샘 옆에서 길가메시가 자는 동안 한 마리의 뱀이 그 풀에서 나는 향기에 놀라 그것을 먹어버렸다. 이 풀로 인해 뱀은 바로 허물을 벗을 수 있게 된다. 잠에서 깬 길가메시는 자기가 죽을 운명임을 깨닫고 눈물을 흘린다. 마지막에는 엔키두의 영혼이 엔키가 열어 놓은 대지 구멍으로 한 줄기 바람처럼 나타나, 지상의 신분은 아무 쓸모도 없다며 ‘먼지의 집’, 즉 저승의 비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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