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의 일곱 주신(1)
수메르의 일곱 지배 신은 안(아누), 엔릴, 닌후르사그(닌투), 씬(난나), 엔키(에아), 샤마쉬, 인안나(이슈타르)로, 가장 번성한 일곱 도시의 주신으로서 세상의 운명을 결정했다. 이번 페이지에서는 안(아누), 엔릴, 닌후르사그(닌투), 씬(난나)를 알아본다.
안/ 아누 Anu
수메르 신화에서 하늘의 신이며, 고대 메소포타미아 종교에서 많은 신들의 조상이자 왕이다. 신적 왕권과 인간적 왕권의 원천으로 여겨졌다. 안은 대지와 대기의 신인 '엔릴'의 아버지이고 안의 상징은 '별'이다. 그는 별들을 병사로 창조해 악을 물리쳤다. 소뿔 두 개로 치장하고 왕관을 쓰고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에 잠깐 등장하여 사랑과 전쟁의 여신인 '이슈타르'가 아버지인 안을 설득하여 수소를 보내 길가메시를 공격하도록 한다.
이집트의 신들이 때때로 짐승의 형태로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메소포타미아의 신들은 동물의 형태를 동반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인간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수메르는 이집트인들과는 달리, 종교적 발전 단계의 하나인 토템적 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안과 같은 최초 문명의 초기 신은 창조 신화의 잔존물로서, 그 기록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엔릴 Enlil
수메르의 대지와 대기, 바람의 신이다. 하늘의 신 '안'과 땅의 여신 '키'가 결합하고 내뱉은 숨에 의해 엔릴이 생겼다. ‘엔’은 신, 주인, ‘릴’은 신의 바람, 혼, 유령이란 뜻으로 이 두 단어가 결합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엔릴이 인간에게 준 선물은 '곡괭이'로, 식물의 성장을 돕고, 자신의 도시인 니푸르를 포함해 여러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고안된 도구였다고 한다. 달의 신, '신(Sin)' 탄생에 관한 신화에서는 엔릴이 여신 '닌릴'을 강간했다는 오해를 받아 신들의 세상인 '딜문'에서 추방당해 지하 세계 쿠르로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닌릴은 쿠르로 엔릴을 따라간다. 엔릴은 어떻게 해서든 그들의 아들인 달의 신 '신'(혹은 '수엔', '난나'라고도 한다)이 지하 세계에서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신은 탈출에 성공하여 밤하늘의 빛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엔릴과 닌릴은 지하 세계를 주도하는 '네르갈'과 전쟁과 추적의 신 '닌우르타'를 낳았다. 엔릴은 지옥의 여신 '에레쉬키갈'과도 결합해 죽음, 질병의 신 '남타르'를 낳기도 했다. 또 다른 신화에서 엔릴은 자기 아들 닌우르타에게 악마 '아사그'를 죽일 전략을 알려주는 이야기도 나온다.
많은 신화의 단편들에서는 엔릴의 포악한 측면을 자주 보여주는데, 그는 거친 바람의 신으로 재해의 창시자였기 때문이다. 으르릉대는 태풍으로도 표현되고, 인간의 소란스러움에 지쳐 처음에는 질병을, 두 번째로는 심한 가뭄을 마지막으로는 대홍수를 일으켜 많은 사람을 죽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장 현명한 자이자 시파르의 왕 '우트나피쉬팀'(지우수드라, 아트라하시스)만이 물의 신 '엔키'(에아)의 지시로 ‘생명의 보호자’라는 이름의 작은 배를 만들어 도망쳤고, ‘인류의 종자’가 되어 영원한 생명의 숨결을 갖게 되었다. 기원전 2600년 만들어진 홍수 신화를 설명한 점토판이 있으며, 알려진 최고(古) 문헌이다. 기원전 2000년 기둥에 기록된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법전에는 순종하지 않는 자들을 벌하라는 엔릴의 기원이 있다. 엔릴은 지상을 파괴하기 위해 원초적 혼돈으로부터 생겨난 괴물 ‘라무’ 혹은 ‘라부’를 창조하기도 했고 운명의 석판 '투프시마티'를 가지고 있어 사물의 본래 모습에 질서를 부여하기도 했다.
닌후르사그(닌투) Ninhursag
수메르의 주신들 중 하나로 대지의 모신이다. (수메르의 주신은 안, 엔릴, 닌후르사그, 엔키이다) 뿔달린 모자와 층이 있는 스커트를 입고 어깨에는 활 통, 가끔 철퇴와 컵을 지니기도 했다. 모든 신들 가운데 최고의 권위는 신들의 아버지인 ‘안’에게 있었다. 다음은 ‘안’의 첫째 아들 ‘엔릴’이고, 엔릴 다음으로는 첫째 딸 '닌후르사그'이다. 닌후르사그는 비옥한 토양의 생산성을 상징하고, 대지와 대기의 신인 엔릴이 닌후르사그의 배우자가 된다. 닌후르사그는 엔릴과 함께 달의 신 '신', 지하 세계를 관장하는 '네르갈', 전쟁과 추적의 신 '닌우르타'를 낳았다. 엔릴과 닌후르사그의 동생 '엔키'의 성적인 모험을 다룬 이야기에서 닌후르사그가 등장한다. 닌후르사그는 야생동물, 구릉지대 생물들의 탄생 주기를 다스렸고, 추후 그 힘이 왕권과 제도로까지 확대되어 왕과 군주를 탄생시키는 것이 니후르사그의 수중에 있었다고도 전해진다.
씬 Sin
메소포타미아 예술에서 초승달로 상징되는 ‘달의 신’이자 엔릴의 첫째 아들이다. ‘완전한 주인’으로 불리는 씬은 소를 양육하는 ‘목동들의 주인’이기도 하고, 지하 세계에서 죽은 자들을 판단했다고도 하고 왕권과도 관계가 있다. 또한 ‘역법의 주인’이자 먼 날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자였고, 씬의 계획은 다른 어떤 신(神)도 알지 못했다. ‘창세기’에 의하면 아브라함이 우르에서 하란을 지나왔는데 두 도시 모두 달의 신에게 봉헌되었고, 아라비아에서도 많은 칭호 아래 숭배되고 있었다고 한다. 씬에 대한 예배는 유일신교적인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인간 형태로 묘사될 때 그는 초승달 형태의 머리 장식을 하고, 거의 지팡이 끝에 초승달이 있었다.
씬에게는 수엔(아카드어) 혹은 난나(수메르어)라는 다른 이름이 있다. 씬은 여신 이난나(이슈타르)의 어머니 닌갈에게 구애했고, 완강히 거절당했다. 슬픔으로 그가 흘린 눈물은 홍수를 일으켜 강물을 채우고, 곡식을 키우며, 호수에는 고기가, 강둑에는 갈대가, 숲속에는 수사슴이, 사막에는 식물이, 과수원에는 꿀벌과 포도주가, 뜰에는 채소가, 그리고 궁정에는 불로장수가 생기게 했다. 이러한 은총이 실현되자 닌갈은 우르에 있는 지구라트 꼭대기에 있는 씬(난나)의 집에 함께 살며 그의 아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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