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 신화와 고대국가/서아시아 고대 신화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신들(1) 마르두크, 티아마트

miracle HM 2024. 2. 20.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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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신들(1)  마르두크, 티아마트

바빌로니아 신화에 따르면 '마르두크'는 용 '티아마트'와 우주적 투쟁에 이겨 바빌로니아 신들의 지도자가 되었다. 티아마트의  '운명의 석판'을 차지해 자신의 목에 걸고 인간과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했으며 티아마트의 시체를 사용해 혼돈으로부터 세계를 창조했다고 한다.

 

마르두크 Marduk

마르두크와 마슈슈
마르두크와 마슈슈

 

에아(엔키)의 아들이자 바빌로니아의 주신이며, 글자 그대로의 뜻은 '태양의 수송아지'이다. 마르두크는 그의 심복 '마슈슈'라는 용을 닮은 동물과 함께 등장하곤 한다. 

 

바빌로니아 신화에 따르면 암용인 '티아마트'와의 우주적 투쟁에 이겨 바빌로니아 신들의 지도자가 되었고 엔릴과 동일시되기도 했다. 티아마트가 다루었던 '운명의 석판'을 차지해 자신의 목에 걸고 인간과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했다. 또한 티아마트의 시체를 사용해 혼돈으로부터 세계를 창조했다고 한다. 이 태양신이자 폭풍의 신은 벨(Bel), 즉 '주인'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았으며, 마르두크는 신들의 집회에서 바빌론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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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두크는 도시 바빌론의 수호신이자 주술과 주문의 신이기도 했다. 바빌로니아 모든 왕들은 마르두크의 현신이자, 마르두크의 수호자로 여겨졌다. 마르두크가 메소포타미아 종교와 가나안 신화에서 중요한 존재가 된 것은 수메르의 권력이 쇠퇴한 이후 바빌론이 지배적인 위치에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빌로니아 신들의 체계는 단신교적인 경향이 강해서 많은 신들이 마르두크의 현현으로 다루어졌다. 그래서 마르두크는 50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마르두크의 배우자는 '사르파니투(Sarpanitu)'로 '빛나는 것' 즉 금성을 뜻하고, 아들은 작문과 지혜의 신인 '나부(Nabu)'이다. 마르두크는 점성학적으로 목성과 관련이 있다. 춘분이 거행되는 성대한 마르두크 제전은 '자그무크(Zagmuk)'로 '한 해의 시작'을 뜻한다. 마르두크의 부활을 위한 그 축제는 '에사라(Esagila)라는 유명한 신전에서 거행되었는데, 기원전 1590년경 히타이트의 전사들을 이끌고 바빌론을 습격한 무르실리스 1세 왕에게 성상을 강탈당했다고 한다.

 

 

티아마트 Tiamat

점토판에 새겨진 티아마트

 

 

바빌로니아의 암용. 그 기원은 '엔릴'에 의해서 태어나고 파멸된 수메르의 괴물 '라부'에 있다. '마르두크'에 의해서 새로운 세계 질서가 만들어지게 되기 이전의 우주 모습이 있었다. 염수를 의미하는 '티아마트'와 담수를 의미하는 '압주'라는 혼돈의 물, 그리고 그것들의 표면 위로 흐르는 안개 '뭄무'가 있을 뿐이었다. 티아마트는 만물의 모신이지만 바다의 뱀(서펀트)나 암용(드래곤)으로 묘사되고 나중에는 모신의 자애로운 측면이 전혀 없는 사악하고 공포스럽게 묘사된다.

 

압주와 티아마트는 최초의 신들인 '라무'와 '라하무'의 부모였다. 라무와 라하무의 아이들은 '안샤르'와 '키샤르'였고, 손자는 '아누(안)'와 '에아(엔키)'였다. 그 젊은 신들이 우주에 소동을 일으켰으며, 그 소동에 화가 난 압주는 뭄무의 충고에 따라 그들의 자손을 멸망시킬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 티아마트는 자손들에게 압주의 계획을 알려 경고했다. 그 자손 중의 안(아누)는 형제 · 자매들과 압주를 살해하고, 그 일로 티아마트는 신들에게 어머니로서 존경을 받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안은 티아마트에게 주신의 자리를 요구했다.

 

격노한 티아마트가 전쟁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신들은 놀라고 절망했다. 신들의 어머니인 티아마트는 두 번째 남편 '킹구'와 괴물적인 용과 뱀의 모습을 한 생물들로 구성된 군대와 함께 우주를 파괴하려고 했다. 티아마트는 킹구에게 이 세상을 다스리는 권위의 상징인 '운명의 석판'을 주고, 마르두크에게 대항하게 했으나 킹구는 그만 패배하고 말았다. 티아마트는 결국 마르두크와 직접 싸워야 했다. 마르두크는 전차를 타고, 활과 삼지창과 곤봉과 바람의 무기를 가지고 싸우러 나갔다.

 

티아마트가 마르두크를 집어삼키려고 턱을 열자, 그는 티아마트의 입 속에 곧바로 휘몰아치는 폭풍을 불어넣었다. 마르두크는 입을 닫을 수 없었던 티아마트의 배에 화살을 쏘아 죽였다(칼로 찔러 죽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르두크는 '운명의 석판'을 그의 가슴에 단단히 걸었다. 그리고 티아마트의 시체를 두 갈래로 찢었다. 그리고 한 갈래를 위로 밀어 올려 하늘을 만들고, 또 한 갈래로는 심연 위에 땅을 놓았다. 마르두크는 그 중간 세계에서 킹구의 피로 인간을 창조했고 죽은 티아마트의 두 눈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원천이 되었으며, 꼬리는 은하수가 되었다고 한다.

 

원초의 물질인 혼돈은 창조된 질서와는 언제나 불화할 수밖에 없음을 나타내는 서아시아의 용의 신화는 마르두크와 티아마트 사이의 투쟁에서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 이 용의 원형은 지금까지 다양한 이야기와 전설들을 통해 내려오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이야기로 중세 시대 '성 게오르기우스 전설'이 있다. 리비아의 한 도시에 사람을 잡아먹는 큰 악용이 살았다. 그 작은 도시의 사람들은 매일 양 두 마리를 악용에게 바치다가 양이 충분해지지 않자, 사람을 산 제물로 바쳐야 했고, 사람 수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그러다 왕의 외동딸이 제물로 바쳐지게 됐는데, 이때 이곳을 지나가던 게오르기우스가 용과 싸운다. 용이 입을 벌린 순간 긴 창으로 찔러 넣어 죽였고, 그 큰 용을 묶어 도시로 끌고 와 주민들에게 용을 무찌르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한다. 다른 종교를 믿던 주민들은 그리스도교로 모두 개종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

 

히브리 신화에서는 티아마트가 변형된 '레비아탄' 이 등장하는데, 히브리어로는 '돌돌 감긴'을 의미한다. 구약성서에서 레비아탄은 사탄과 같은 악마이며, 하느님에 의해 퇴치당한다. 가나안 신화에서는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바다 괴물 '로탄'으로 묘사되는데, 티아마트, 레비아탄, 로탄 모두 영웅에게 죽을 당하고 그들의 시체로 하늘과 땅을 창조하거나 세계의 기반을 다지는 것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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