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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창조신화] 마고할미를 아시나요? 한반도 전역의 마고할미 설화

miracle HM 2024. 4. 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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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창조신화] 마고할미를 아시나요?

한반도 전역의 마고할미 설화

 

 

한국 토착신앙의 창조신. 여신이자 대지모신이고 보통마고할미라고 불리는데, 우리나라는 신화에서할미라는 것은 나이 때문이 아니라 찬양하고 권위를 주는 호칭에 가깝게 쓰이기도 한다. ‘한 어미대모인 것이다.

 

한국 민간에서 마고라는 거인 여신의 창세신화가 곳곳에서 구전되어 오고 있다. 이 땅의 산과 강과 섬을 만들고, 성을 쌓기도 하며(거제도에는 마고할미가 쌓은 성이 남아있다는 전승이 있다), 맨발로 바다를 건너는 거인이자 신선으로 묘사되며 한라산을 만든설문대할망’, 지리산을 지키는 산신령인노고할미’, 서해바다를 걸어 다녔다는 서해바다 여신개양할미전설이 그 부류에 해당한다. 이처럼 이 마고할미들의 신화가 우리의 창조 신화인 셈이며, 한반도 각 지방에 마고 전설이나 마고를 모시는 사당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주변국가를 보면 나라마다 세상의 창조 신화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한국에서는 창조 신화가 많이 잊혀지고 건국 신화가 한국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단군이 고조선을 건국하기 전에 모계 중심의 나라가 존재했었고, 여성 신이 중심이 되는 마고 설화는 단군 설화보다 훨씬 오래된 역사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

 

마고할미가마귀할멈으로도 불리기도 하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거나 창조의 과정에서 최후를 맞는다는 계열의 설화도 전해져 오는데, 부계중심으로 역사가 바뀌고, 철저한 유교 사회인 조선에서 민간신앙이 억압되고 부계사회가 강화되면서 신성성을 잃고 두려움과 혐오감까지 숨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라 눌지왕대의 관인 박제상(363~419)에 의해 편찬된 선도사서 『부도지』에서는 이러한 우주의 근원적인 생명 에너지를마고라는 여신으로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으며 그녀의 움직임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설명한다. 환웅과 단군이 남성성을 띤 천신이라면 마고 할미는 여성성을 띤 산신 혹은 땅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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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할미 창조신화

 

거대한 몸을 가진 마고할미는 하늘도 땅도 없는 세상에서 잠을 자며 코를 골다가 하늘을 내려앉게 한다. 잠에서 깬 마고할미는 혼란의 상태가 된 세상에서 하늘을 밀어 땅과 갈라지게 하고, 해와 달을 만들고, 땅을 긁어 산을 만들고 오줌이 누어 강을 만들었다. 큰 홍수가 나자 둑을 쌓으려고 치마폭에 흙을 담아 옮기다 여기저기 떨어진 흙은 작은 섬들이 되었다. 내쉰 한숨은 태풍이 되어 나무와 바위를 날리기도 했다. 죽기 전 무당에게 자신의 힘을 주고 승천했다고 한다. 세계 각지 창조 신화의 거인 신, 특히 중국의반고신화와도 유사하다.

 

 

한반도 전역에 있는 마고할미 설화

▶  평양 구빈마을 마고 설화

평양의 구빈마을에서는 마고할미에 대한 전설이 하나 내려온다. 단군이 거느리는 박달족이 마고할미가 족장인 인근 마고족을 공격했다. 싸움에서 진 마고할미는 도망친 후 박달족과 단군의 동태를 살폈는데, 단군이 자신의 부족에게 잘해주는 것을 보게 되어 마고는 단군에게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단군은 투항한 마고할미와 그 아래 아홉 장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극진히 대접했다. 아홉 손님을 맞아 대접한 곳이 구빈(九賓)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마고할미는 고조선 이전에 존재했던 나라의 여성 권력자이자 수장으로 모든 수장들은마고라고 불렸을 것이며, ‘할미는 존칭으로 함께 썼을 것이다.

 

 

▶ 설문대할망 설화

설문대할망은 치마폭에 흙과 돌을 퍼담아 제주도를 만들었는데 한라산을 만들었는데, 치마 사이로 떨어뜨린 흙들이 360여개의 오름이 되었고, 흙과 돌을 여러 차례 쏟아부어 마지막으로 만든 것이 한라산이라고 한다. 한라산 봉우리가 너무 뾰족하여 윗부분을 꺾어 던져버린 것인 산방산이 되었고, 한라산 봉우리가 꺾여 파인 부분이 백록담이 되었다. 관탈섬과 한라산에 다리를 하나씩 걸치고 빨래를 하다 오줌을 눠서 바다가 생겼는데, 그래서 우도가 섬이 되었다고 한다. 주먹으로 봉우리를 쳐서 만든 것이 다랑쉬오름의 굼부리이고, 성산일출봉의 등경돌은 설문대할망이 바느질할 때 등잔을 올려놓았던 받침대였다고 한다. 키가 워낙 커서 어떤 바다에 들어가도 무릎이 넘는 곳은 없었다고 한다.

 

18세기에 장한철이 지은 표해록*, 사람들이 한라산을 보며 살려달라고 비는 모습이 있는데 그때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선마고인데 이는 설문대할망의 한자 표기이다. 설화에 따르면 설문대 할망은 아주 큰 거인으로 한라산을 베고 누우면 한 발은 성산일출봉에, 또 한발은 현재 제주시 앞바다에 있는 관탈섬에 걸쳐졌다. 관탈섬에 빨래를 올려두고 한 팔을 한라산 꼭대기를 짚고 서서 발로 빨래를 했다고도 한다. 설문대할망 설화가 마고할미 신앙의 기원이라는 설도 있다.

 

*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하면서 겪은 체험과 여정들을 기록한 기행록.

 

 

 

▶ 지리산 노고단의 노고할미 설화

 

노고단은 지리산 서쪽 끝 봉우리로,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3대 봉이다. 여기가 노고단으로 불리는 까닭은 여기서 노고할미의 제사를 올리는 제단이 있기 때문이다. 노고할미는 지리산을 지키는 지리산의 산신령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 화랑들이 수련하면서 탑과 단을 설치해, 천지신명과 노고할미에게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노고산에 있는 노고할미는 얼마나 몸집이 큰지 노고산과 불국산에 다리를 걸치고 오줌을 누었는데 문학재 고개에 있는 큰 바위가 오줌발에 깨져나갔어.” 옆에 있던 노인들이 웃으며 한마디씩 거든다. “노고할미는 순한 할머니여서 사람들한테 해를 끼치지 않는대.” “노고산성도 노고할미가 쌓았다지.”

 

 

▶ 수성당의 개양할미

전라북도 부안군에 있는수성당은 조기잡이 주요 어장인 칠산 바다를 관장하는 개양할미를 모셔 놓은 당집이라고 한다. 수성당에는 개양할미와 개양할미의 여덟 딸을 그린 당신도가 모셔져 있다. 4세기 중반부터 제의가 이루어진 곳으로 제사 유적이 다량 발굴되었다고 한다.

 

수성당제 모습

 

 

아주 먼 옛날 개양할미가 수성당 옆 여울굴에서 나와 여덟 명의 딸을 낳았다. 일곱 딸은 각 도에 한 명씩 나눠주고, 개양할미는 막내딸만 데리고 수성당에 머물며 바다를 다스렸다. 개양할미는 바다의 여신이자 성인으로 여겨져 어민들에게 모셔지게 되고, 수성할미라고도 불린다. 개양할미는 키가 아주 커서 서해(칠산 바다)를 걸어 다녔으며, 위험한 곳을 표시하고, 물결이 거센 곳은 잠재우기도 했다. 어민들을 보호하고 고기도 많이 잡히게 했다.

 

 

▶ 마고할미 고쟁이 말린 바위

충첨남도 서산시 지곡면 일대에서 마고할미와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고할미는 엄청난 거인이라 서해안을 휘젖고 다녀도 고쟁이가 젖지 않을 정도였는데 황금산이 있는 곳에 왔을 때는 물이 깊어 고쟁이가 젖고 말았다. 이때 고쟁이를 벗어서 바위에 널어 말렸고, 그 바위를 '마고할미 고쟁이 말린 바위'라고 불렀다. 이 바위 일대가 황해에서 가장 깊고 또 파도도 심하다고 한다.

 

이곳 서산 해안에는 황금산과 이웃해 있는 바다에 섬 두 개가 있는 곳이다. 황금산은 남편이고, 한 섬은 부인, 한 섬은 첩이다. 본부인이라고 부르는 섬은 '가는들'이라고 불리며, 황금산이 첩을 데려오자 뒤돌아 앉은 형태를 하고 있다.

 

 

▶ 마녀로 묘사된 마고할미 - 삼척 서구암의 서구할미

강원도 취병산 서쪽 백월산 중턱 바위굴에 서구할미가 살았는데 어린애들을 홍역 같은 병에 걸려 죽게 했다. 요염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신해 남자들을 홀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재물을 바치지 않으면 해도 입혔다. 생김새도 산발에 낚시코에, 손톱은 기다랗고 앙상했다. 나라에서도 어쩌지 못했는데 효자’(유교의 상징)인 최아무개가 머리에 쑥뜸을 뜨자효자가 벌을 주니 달게 받겠다고 하면서 며칠 만에 죽었다고 한다. 서구할미가 죽어서 바위로 변한 것이 서구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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