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 건국 신화] 환인, 환웅, 웅녀, 단군
환인
한국의 고대국가 고조선의 건국 신화인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하늘신이며, 단군왕검의 할아버지이자 환웅의 아버지이다. 「삼국유사」, 「제왕운기」「조선왕조실록」에 환인에 대한 짧은 기록들이 전해진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환인은 서자 환웅이 인간 세상에 뜻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인은 삼위태백을 내려다보고 그곳이 바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수 있는(홍익인간) 곳’으로 여기며 환웅이 그곳으로 내려가 세상을 다스리는 것을 허락하고, 인간을 다스리는 데 사용하도록 ‘천부인’을 주었다.
환인이 내린 신물 ‘천부인’
「삼국유사」에서 고조선에 대한 기록 첫 구절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환인의 서자 환웅이 있었는데, 천하에 자주 뜻을 두고 인간 세상을 매우 부러워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아차려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 부, 인 세개를 주어 인간 세상을 다스리게 했다." |
‘천부인’은 ‘천부삼인’이라고도 하며 고대 지배 계층의 권위를 상징하는 신물이다. 삼국유사에서는 ‘신의 위력과 영험한 힘의 표상으로 인간 세상을 다스리는 물건이나 실제 어떤 물건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나와 있다. 청동기 시대 한반도 일대의 고고학적 발굴 현황을 보면 청동 검, 청동 방울, 청동 거울이 유물로 많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보통 검, 방울 거울 세 가지가 속한다고 추측된다. 이 세 물건은 한국과 일본,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문화권 공통의 샤머니즘의 증거라고 보며, 이는 무당의 주요 무구이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삼종신기’라는 것이 있는데 태양신 아마테라스에게 하사받아 현재까지 일본 천황이 계승하고 있는 물건 또한 재질은 다르지만 검, 거울, 구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몽골이나 시베리아 원주민에게도 이 세 물건이 중요한 무구로 여겨진다. 제정일치의 고대사회에서 왕은 무당이나 제사장 등 종교적인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
환웅
환웅은 한국신화에 나오는 신인(神人)이다. 하늘에서 3,000명의 무리와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라고 태백산 정상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곡식, 수명, 질병, 선악, 형벌 등 인간의 360여가지 일을 주관하며 세상을 다스렸다. 풍백은 거울, 운사는 검, 우사는 북을 치며 환웅이나 단군의 행차에 동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환웅은 신단수 아래 신시라는 도시를 세우고 웅녀와 결혼해 아들 단군왕검을 나았다.
환웅은 일반적으로 우수한 기술과 무력을 가지고 이주하여 토착 부족을 복속시킨 부족을 의미하기도 한다. 환웅과 곰의 결합은 천신(天神)과 지모신(地母神)의 결합을 상징하며 이는 곧 이주 선진 집단과 토착 집단의 결합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늘의 자손'이라는 내용은 천손사상이 있었다는 점, 지배 계급이 존재했다는 점, 바람과 비, 구름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을 통해 농경사회가 존재했다는 점, 곰과 호랑이를 통해 토테미즘이 존재했다는 점, 단군왕검이라는 이름을 통해 제정일치 사회였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요소는 청동기 사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라고 한다.
*풍백: 동북아시아에서 전해지는 신적 존재, 풍신과 동일시되는 바람을 다스리는 신이다. 풍백은 군주의 조언자 또는 제사장, 삼사 중 가장 높은 권위를 가지는 총리직에 가까운 위치로 본다.
*우사: 비를 주관하는 신으로 농업의 중요도를 알 수 있다. 우사는 행정을 담당하는 문관이나 재상으로 추정된다. 다른 문화권에서 비의 신은 많지 않다고 한다. (주로 천신이나 뇌신, 풍신이 비를 내린다)
*운사: 구름을 관장하는 신. 백검으로 호위했다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군무를 책임지는 장군으로 추정된다. 우사와 마찬가지로 다른 신화에서 천신, 뇌신, 풍신이 구름을 다루는 경우가 많기에 구름의 신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신단수: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신목으로, 환웅이 지상으로 처음 내려온 곳에 있는 나무이다.
곰과 호랑이 신화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되고 싶다고 환웅을 찾아가자 쑥과 마늘을 먹으며 동굴에서 햇빛을 보지 않고 100일을 버티면 인간이 된다고 알려주었다. 호랑이는 참지 못해 도망가서 인간이 되지 못했고 곰은 웅녀가 되었다는 오랜 설화가 전해진다. 웅녀가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를 가지기를 빌자 환웅이 잠시 사람으로 변해 웅녀와 결혼해 단군왕검을 낳았다.
흥미로운 설 중 하나는 한민족의 뿌리를 예, 맥, 한의 공동체로 보고 있는데 예족의 토템은 호랑이, 맥족의 토템은 곰으로 이를 합쳐 예맥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한은 새를 토템으로 했으며 삼한의 한을 의미하고, 고구려는 맥구려라고도 불렸고 스스로 맥족이라고 했다고 한다. 호랑이를 토템으로 하는 토착 부족인 예족과 곰을 토템으로 하는 맥족이 경쟁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부족과 결합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단군왕검
환웅과 웅녀의 장남이자, 한민족의 시조이자 고조선의 창건자로 전해지는 전설적 인물이다. 토착 고조선 군주들이 세습한 군주의 호칭으로 추정되는 말이기도 하다. 단군의 생애에 대한 기록은 「삼국유사」, 「제왕운기」, 「세종실록」 등에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2333년경 평양에 도읍을 두고 조선을 건국했고 도읍을 백악산 아사달로 옮겨 1000년이 넘게 다스렸고, 왕위에서 물러나 아사달의 산신이 되었다고 한다. 다른 문헌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의 손녀와 신단수의 신이 결혼해 단군을 낳았다고도 한다.
단군왕검이 한민족 최초 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하여 역사를 시작하는 기념하는 날이 ‘개천절’이며 이는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의미이다. 단군의 제사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부터 확인 되는데, 이에 따르면 구월산에 삼성사가 있어 단인, 단웅, 단군을 모셨다고 한다. 아사달산으로 여겨지는 구월산 삼성사는 단군 유적 중 확실하고 오래된 유적이다. 고려사 지리지와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나온다. 강화도 마니산의 참성단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하며, 강화도 전등산의 삼랑성은 단군이 세 아들을 시켜 쌓은 것이라고 한다. 고고학적으로는 삼국시대의 성이다. 강화도에 단군에 관한 유적들이 많이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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