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신화

[일본의 창조 신화]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miracle HM 2024. 4. 14.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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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창조 신화 -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일본은 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열도 국가로서 이 섬들의 탄생이 바로 일본의 창조 신화이자 건국 신화이다. 일본의 신화적 장소인다카마가하라라는 높은 고원에서 고토아미쓰카미(천지개벽 때 태어난 다섯 명의 신)와 가미요 나나요(천지개벽 때 태어난 7대에 거친 12명의 신 - 3대부터 남녀 쌍으로 이루어졌다)가 태어났다. 가미요 나나요 중 7세대의 남신이자나기와 여신이자나미가 혼인하여 일본 국토와 신들을 낳는다.

 

이자나기와 이자나미의 결합세상과 일본의 탄생

 

이자나기와 이자나미가 태어나기 전 우주는 거대하고 온갖 불순물이 섞인 혼돈의 바다였다.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는 무지개다리 위에서 이 혼돈의 바다를 창으로 휘저었다. 이자나기가 바다를 휘젓다가 창을 꺼냈는데 창끝에서 떨어진 물이 응결해 섬이 됐다.

 

이자나기는 이 섬을오노고로시마라고 이름 지었고, 두 신은 이 섬으로 내려와아메노미하시라라는 기둥을 세웠다. 둘이 부부의 연을 맺기로 했는데 이 기둥을 각각 반대 방향으로 돌며 결혼 서약을 읊어야 했다. 신랑이 먼저 읊어야 하는 것을 이자나미가 먼저 읊게 되어(관계 시 여성인 이자나미가 먼저 말을 했다고도 한다) 불완전한 결합이 되었고 두 신 사이에서는거머리 아이히루코’*가 태어났고 히루코는 자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 뒤 이자나기가 먼저 읊은 결혼 서약을 통해 이와지시마, 혼슈, 시고쿠, 규슈를 비롯한 여덟 개의 섬야시마를 낳았다. ‘야시마는 일본을 부르는 옛 별칭으로 일본을 이루는 섬 8개를 의미한다.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는 여기서 등장하지 않는데, 당시 일본 영토가 아니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육지를 만들거나 창조한 것이 아니라 낳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각 지방의 토지 또한 신적 존재로 여겨진다고 한다.

 

*히루코: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사이에서 태어난 첫 번째 신이지만 불완전한 결합으로 여겨져 불구의 몸으로 태어났다. 뼈와 팔, 다리가 없는 거머리 같은 몸이었다고 해석되기도 하며, 3세가 되어도 다리로 슬 수 없었다고도 한다. 히루코는 갈대 바구니에 담겨 흘려 버려졌다고 한다. 추후 일본의 ‘칠복신’ 중 하나인 에비스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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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나기와 이자나미의 결별

혼인을 한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는 일본 열도 뿐 아니라 바다와 강의 신들, 산과 들의 신들, 초목의 신들, 바람과 비의 신들을 낳았고 마지막으로 불의 신 가쿠츠지를 낳다가 성기가 불에 타는 바람에 이자나미가 죽고 말았다. (이자나미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배출한 토사물, 대변, 소변에서도 신들이 태어났다고 한다) 아내의 죽음에 분노한 이자나기는 가쿠츠지를 칼로 베었고 가쿠츠지의 피와 시체에서 각각 8신이 태어났다.

 

아내가 너무 그리웠던 이자나기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지하 세계인요미노쿠니로 떠났다. (그리스 신화에서 오르페우스와 아내 에우리디케의 신화와 유사한 면이 있다) 아자나기가 요미노쿠니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이자나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미 지하 세계의 음식을 먹어* 다시는 이승으로 갈 수 없으며,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이자나기는 몸에서 구더기가 들끓고 있는** 이자나미를 보고 말았다. 그녀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자나기는 지하 세계를 떠나려고 했다. 자신의 경고를 무시한 것에 화가 난 이자나미와 지하 세계의 귀신들은 이자나기를 쫓았다. 도망치던 이자나기는 우연히 발견한 복숭아나무에서 열매 혹은 가지 세 개를 따서 던졌고 쫓아오던 귀신들이 모두 도망갔다.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처럼 일본에서도 복숭아를 좋지 않은 기운을 쫓는 신성한 과일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자나기는 요미노쿠니와 세상의 경계의 입구를천 명이 들 수 있는바위로 막아버렸다. 이에 화가 난 이자나미는 이자나기에게지상에 살고 있는 인간을 하루에 천 명씩 죽이겠다고 소리쳤고, 이자나기는그럼 나는 하루에 천오백 개의 생명을 만들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태어나면 죽게 되는 운명을 설명한다. 그렇게 둘은 헤어졌고 이자나기는 지상을, 이자나미는 저승을 관장하게 되었다.

 

* 지하 세계에서는 그 세계의 음식을 먹어야만 진정 죽는다고 한다. 그래서 지하 세계에 오게 된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면, 그 음식을 먹으려는 주인공을 막아 세우는 이야기가 일본 신화를 다룬 작품들에서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 고대 일본에서는 시신을 동굴이나 석실묘에 넣어 썩을 때까지 기다리던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 관습이 신화에 반영된 것이다.

 

 

 

일본 최고의 신들의 탄생

 

지하 세계 요미노쿠니를 탈출한 이자나기는 몸을 정결히 하기 위해 목욕재계를 했다. 씻으면서 벗은 장신구와 옷들에서, 저승의 부정에서 다양한 신들이 태어났고, 마지막으로 왼쪽 눈을 씻었을 때 난 눈물에서 태양의 여신이자 일본 최고의 신인아마테라스’*가 태어났다. 오른쪽 눈에서는 달의 신쓰키요미가 태어났고, 코를 씻을 때는 퐁풍의 신 스사노오가 태어났다. 이 세 신은 일본 신화에서 일본 땅과 여러 신들을 낳은 이자나기와 아자나미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위상을 갖고 있다. 이자나기는 태양신 아마테라스에게 다카마가하라를 달의 신 쓰키요미에게는 밤을, 폭풍의 신 스사노오에게는 바다의 통치를 맡겼다. 이것이 일본 열도의 탄생 과정이다.

 

*아마테라스는 일본천황의 조상신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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