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신화의 신들(2)
아나트, 아스타르테, 모트, 얌, 몰록, 사탄, 노아
아나트 Anat
사랑과 싸움, 혹은 승리의 여신이며 신 바알의 누이 혹은 아내라고도 한다. 호전적인 성격의 여신으로 많은 싸움을 통해 그녀가 죽인 시체의 피가 허리까지 잠길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바알의 형제 중 가장 아름다워서 이면성을 갖고 있는 여신이다. 이런 성향에 의해 사랑과 싸움이라는 속성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아스타르테와 동일시하는 설도 있으며, 그리스의 아테네의 기원으로 보기도 한다. 바알을 죽인 모트를 찾아가 죽여 복수하기도 한다.
아스타르테 Astarte

가나안의 『우가리트』 문헌에 등장하는 풍요와 다산의 여신이다. 바알의 아내라고 알려져 있으며,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인안나(이슈타르),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 등과 기원이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나트'와 동일시하는 경향도 있다.
이집트와의 교류를 통해 전쟁의 신 '세트'의 아내가 되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이집트에 도착한 말을 탄 나체의 여인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가나안 지역에서는 비둘기, 벌, 사자와 연관되어 날개나 뿔을 가진 아름다운 여신으로 묘사된다. 이집트뿐 아니라 지중해 전역으로 무역을 통해 이동했으며 그녀를 위해 세워진 신전의 수를 비추어 볼 때 큰 인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모트 Mot
우가리트 및 가나안 신화에 등장하며 최고신 '엘'의 아들이자 '바알'의 형제이다. 죽음의 신으로 인간이 두려워하는 악과 죽음, 가뭄, 화재 등을 상징한다. 모든 생물은 모트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모트와 바알의 싸움은 우기와 건기의 교체 및 계절의 변화를 설명한다.
얌 Yamm
얌은 셈어로 '바다'를 뜻한다. ('얌-나하르'로도 불렸는데 이는 바다와 강이란 뜻이다)얌은 바다의 신이며 폭력적이고 가혹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얌은 최고신 '엘'의 아들이자 죽음의 신 '모트'의 형이며 혼돈을 상징하기도 한다. 신화에 다양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 '레비아탄'과 연관성이 깊다.
바알은 왕으로 선택되기를 바라지만 최고신 '엘'은 다른 아들인 '얌' 왕자에게 왕관을 내린다. 엘은 얌을 선택한 것이 모두에게 최선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얌이 권력을 갖게 되자 폭군이 되어 신들을 부리기 시작했다. 신들은 어머니이자 엘의 배우자인 '아세라'를 찾아가 얌을 설득해달라고 부탁한다. 아세라는 얌에게 다양한 선물을 주면서 회유하려고 하지만, 얌은 만족하지 않고 아세라에게 몸을 바치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이를 수락한 아세라는 엘의 궁으로 돌아가 신들에게 이 내용을 공유한다. 다른 신들은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했지만 바알은 이 계획을 용납할 수 없었고 얌을 직접 죽이고 폭정을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바알은 얌을 격파했고 혼돈과 죽음에 대한 바알의 우월성을 증명했다. 이는 『바알 신화집(Baal Cycle)』에 담긴 이야기 중 일부이다.
몰록 Moloch

가나안과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숭배된 고대 신이다. 바빌로니아 지방에서는 명계의 왕으로 알려졌지만 가나안에서는 태양과 계곡의 신으로 알려져있다. 몰록은 날카로운 뿔을 가진 소나 염소의 머리를 갖고 있었다. 몰록의 상에는 7개의 구멍이 있는데, 밀가루, 암양, 암소, 산비둘기 등을 넣고 마지막에는 인간 아이를 불구덩이에 넣는 인신공양 제사가 행해졌다고 한다. 고대사회의 잔인한 풍습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인신공양은 '바알'에게 행해지기도 했고, 페키니아, 페키니아 출신들이 건설한 도시인 카르타고, 그리스 인근지역에서도 이러한 풍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모세는 이렇게 말했다. "네 자식을 물록에게 넘겨주어 하느님의 이름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기독교에서는 몰록에게 자식을 바친 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되어있다. 우가리트에서 발견된 점토판에 제물로 바쳐지는 아이에 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 몰록은 신이 아니고 원시적인 가나안의 의식을 가리킨 용어라고 보기도 한다.
사탄 Satan
가나안 신화에 등장하는 악한 존재이다. 공중이나 지상의 비밀스러운 장소를 방황하는 악의에 찬 존재에 대한 믿음은, 미지의 대상, 불가사의하고 무서운 것에 대한 초기 인간의 본능적 공포로부터 생겨났을 것이다. 많은 고대신화에서는 사탄이 상징하는 공통된 공포가 갖가지 방식으로 표현되고 나타난다.
「구약성경」에서는 사탄이라는 말이 원래 ‘대항자, 혹은 적대자’를 뜻했으며, 이 사악한 영혼의 관념은 기원전 20년 이후에 쓰인 「에녹서」에서 발전되었다. 사탄은 신의 아들 아담을 질투하여 그에게 복종하기를 거부했다. 사탄과 그의 추종자들은 천국으로부터 지상으로 떨어졌으며, 그때부터 사탄과 인간의 적대가 시작되었다. 그 외에도 인간 딸들의 관능적 매력 때문에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들도 있었다. 타락천사 ‘루시퍼’와 혼동되기도 하는데 둘 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있기 때문이다. 천사들과 사람 여자들이 결합해 거인족이 태어났고, 그 거인들은 대홍수 때 아담의 타락한 자손들과 함께 절멸했다.
노아 Noah
가나안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이자 「구약성경」 창세기에 등장한다. 노아는 유대교 성경에서 족장 중 한 명이자 유대교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전해진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노아의 이야기는 세상의 악, 대홍수와 방주, 노아의 후손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창세기에 따르면 노아는 ‘아담’과 ‘하와’의 셋째 아들인 ‘셋’의 후손으로, ‘라멕’의 아들이자 ‘셈’, ‘함’, ‘야벳’이라는 세 아들의 아버지이다.
창세기에 의하면 홍수 이후 노아의 가족 외에 모든 인류는 전멸했는데, 이 세 아들이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 셈의 후손은 훗날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이 되는 아랍인과 히브리인, 함의 자손은 메소포타미아인, 아시리아인, 이집트인, 가나안 지역(함의 아들 ‘가나안’이 가나안인들의 조상으로 여겨진다)의 여러 민족, 야벳의 후손 일부는 해안에 거주하는 민족의 조상이라고 전해진다.
대홍수의 모티브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도 발견되는데 현명한 시파르의 왕 지우수드라(우파나피슈팀)에게 신이 경고해 7일간 홍수를 피할 수 있는 배를 만들었고 이후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길가메시가 불멸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그를 찾아가는 이야기도 나온다. [길가메시 서사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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