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신화의 신들(1)
바루나, 미트라, 아후라마즈다, 스펜타마이뉴
바루나 Varuna
고대 인도와 이란지역의 창조신이자 창공과 물의 신이다. ‘바루나’는 산스크리트어로 ‘감싸는 자, 옭아매는 자’ 정도로 해석된다고 한다. 만물을 감싸는 창공이자 바다인 것이다. ‘아후라 마즈다’와 같은 신격으로 여겨지며 ‘미트라’와 더불어 2대 주신 중 하나이다. 아리아인들이 이란계와 인도계로 나뉘면서 인도로 이주한 아리아인들은 ‘인드라’를 주신으로 여겼는데, 이주 전에는 모두 바루나를 주신으로 섬겼다.
인간사 도덕과 우주의 법칙을 관장하고, 해와 달, 바람과 강 등 자연을 관장하는 ‘우주의 질서’ 그 자체로 여겨졌다. 절대 지각을 통해 인간들의 마음과 행위를 꿰뚫어 볼 수 있어 선악을 판단하여 벌을 주거나 상을 내리기도 한다. 바루나는 바닷속에 있는 산 위에 있는 궁전에 살며, 바다 괴물 ‘마키라’를 타고 다닌다. 겨냥하면 무엇이든 잡을 수 있는 올가미를 들고 정해진 형체 없이 물처럼 계속 변화한다고 한다.
‘미트라’와는 상보관계의 신으로, ‘미트라-바루나’로도 묶여 불리며 우정의 아이콘으로도 등장한다. 이들은 일출의 신 미트라와 하늘의 신 바루나가 결합하여 천 개의 문이 있는 하늘의 황금 궁전에 거주하고, 매일 아침 화려한 전차를 타고 세상에 나오는 것으로 이야기되었다. 바루나가 왕권이라면 미트라는 그에게 조언하는 사제로 비유되고 두 신은 서로 협력할 때 더욱 완벽해지고 신격을 공유한다. 미트라가 낮의 태양을 상징하면 바루나는 밤의 달을 상징하기도 하며, 두 신으로 인해 태양이 하늘을 지나가고, 비가 오며, 새벽이 온다고 믿었다.
미트라 Mithra
정의와 계약을 수호하는 태양, 광명의 신이다. 미트라는 현재 인도-이란인과 인도-아리아인으로 알려진 민족이 각각 이란과 인도 북부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한 기원전 3,000년 이전부터 바루나와 함께 숭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지역에서의 정착과 이주에 의해 인도 계열과 이란 계열로 나뉘게 되었고, 세부는 다르게 변화하였다고 한다.
미트라는 페르시아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다. 미트라는 태양이 떠오를 때 태양에 앞서는 빛으로서, 어둠을 내쫓았다. 또 모든 것을 투시할 수 있는 미트라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전 조로아스터교 시기에 미트라와 아후라 마즈다는 아마도 쌍둥이 하늘신이었던 듯하다. 나중에 조로아스터가 아후라 마즈다를 최고의 존재로 승격시킨 신학적 조정은 실제로 미트라의 신성과 구분하기 위한 것으로, 미트라가 당시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가졌는지를 반증한다. 미트라는 "친구"를 뜻한다. 미트라는 사람과 하늘 사이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성한 의무를 명예롭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우정을 나누었다.
무서운 전쟁 신으로서의 미트라는 전사들의 특별한 수호신이기도 했다. 미트라는 모든 것을 아는 현명한 신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호전적인 측면은, 그에게 적대하는 자를 대할 때의 잔혹하고 무자비한 행동에 의해서 표현되었다. 미트라의 무기는 화살, 거대한 철퇴, 불치병, 그리고 멧돼지 '베레트라그나'였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접근하기 어려운, 미쳐 날뛰는 야수 ... 베레트라그나는 등뼈를 박살 낸다. ... 그는 계약을 파기한 인간의 뼈와 머리털, 뇌수와 피를 진흙과 혼합하여 갈아버린다." 그러한 악한 측면은 불의한 사람들을 다스리기 위해서, 곧 '현명한 주' 아후라 마즈다와의 약속을 어긴 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브라만교, 조로아스터교, 미트라교에서도 등장한다. 인도지역에서 그의 이름인 미트라는 훗날 '마이트레야', 즉 불교에서 말하는 ‘미륵’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아후라 마즈다 Ahura Mazdah
세계의 창조신이자 태양신이며, 예언과 계시의 신이다. 아후라 마즈다는 태초 때 영혼과 육체, 그리고 정신력과 지식을 창조하고 인간들에게 행동하고 말하는 힘을 내렸다고 한다. 이란고원에 정착한 인도-유럽의 유목민들은, 인도를 정복한 아리아인들의 신들의 체계에서 신의 개념을 빌려왔지만 종교적 발전 과정에서는 아리아인들과 아주 달랐다. 인도의 정신이 신들의 다양성 속에서 원리를 찾았던 데 비해, 페르시아에서는 조로아스터의 영감 아래서 보편적인 유일신교의 방향으로 향해갔다.
아후라 마즈다는 이란 신화의 여러 신 중 하나였지만 예언자 조로아스터에 의해 더욱 높은 존재로 승격되어 전지전능한 최고신이자 선신이며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신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아후라 마즈다의 기원은 ‘바루나’이며 불교의 ‘대일여래’의 형성에도 큰 영향을 준 신이라고 서술되기도 한다. 조로아스터교는 불을 숭배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아후라 마즈다의 속성이 불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불은 빛을 상징하고 어둠에 대적하며, 진리와 공정, 생명, 아름다움, 즐거움, 건강, 진리, 불멸 등을 의미한다. 아후라 마즈다는 남성과 여성의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고, 태고부터 지금을 지나 앞으로도 존재하고,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는다. 형체와 변화가 없고 비길 만한 것이 없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신으로 묘사된다.
스펜타 마이뉴 Spenta Mainyu
스펜타 마이뉴는 아후르 마즈다가 만든 피조물 중 하나로, 자애로운 영, 선한 영에 해당한다. 인간을 악의 길로 빠뜨리는 앙그라 마이뉴의 유혹으로부터 인간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스펜타 마이뉴는 자신의 쌍둥이인 악신 앙그라 마이뉴와 영원히 대립한다. 조로아스터교의 최상위 천사들을 의미하는 '아메샤 스펜타'의 수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펜타 마이뉴의 역할이 아후라 마즈다에게 흡수되면서 잊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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