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 신화와 고대국가/서아시아 고대 신화

가나안 신화 개요와 신들(1) 바알, 엘, 아세라

miracle HM 2024. 3. 1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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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신화의 개요

기원전 1500년 경에 쓰인 『바알 신화집 』

 

가나안은 현대 레반트 지역에 속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리아, 레바논 남부에 위치했으며, 시나이반도와 아나톨리아 사이 해안 지역을 가리키는 옛 지명이다. 이 명칭이 최초로 기록된 시기는 기원전 18세기이며 쐐기 문자로 쓰여진 것이다.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손자이자의 아들의 이름인가나안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당시 이 지역에서 직물과 자주색 염료 무역이 활발하여자줏빛 땅’, ‘상인의 땅등으로 불렸는데, 여기서 유래했다는 의견도 있다. 성경에서 나오는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은 가나안을 가리킨다고 한다.

 

고대 지도를 보면 일찍이 문명이 발달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양 끝 쪽으로 도시들이 초승달 모양으로 이어져 있다. 이를 '비옥한 초승달'이라 불리는데, 이 초승달의 서남쪽(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을 잇는 유일하고도 좁은 통로가 바로 가나안이었다. 이 길을 통과하지 않으면 사막을 통과해야만 했다.

 

가나안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아브라함 계통의 신화인셈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구약성경의 주된 배경이 가나안이었고, 가나안 신화는 1928년 발굴된 『바알 신화집(Baal Cycle)』을 통해 대부분 전해졌다. 바알과 아세라에 대한 신앙이 강했다. 가나안 사람들은 죽음을 영혼이 몸을 떠나 불길과 죽음, 건기의 신모트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믿었다. 사람이 죽으면 부장품과 함께 묻혔고, 음식과 마실 것도 함께 넣는 등 조상들을 신성시했다. 가나안 사람들이 믿은 신들은 작은 숲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나 높은 곳에 지어진 사당에서 숭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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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 Baal

가나안 지역의 토속신이다. 글자 그대로의 의미는’, ‘소유자’, ‘주인이다. 가나안에서는 지방 풍년신들에 대한 오래된 경칭이다. 초기 농경 사회의 신과 같이, 폭풍우, , 번개, 태양을 관장하며 풍요와 기상의 신이다. 원래바알은 기독교의주님처럼 신을 부르는 간접적 호칭이었다. 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바알의 이름은 원래하다드였다고 한다.

 

가나안 최고의 신과 바다의 신아세라의 아들로 알려졌는데 아내는  ‘아스타르테’이고 누이는 승리의 여신아나트이다.(아스타르테와 아나트를 동일시되기도 한다) 바알은 단검을 차고, 오른손에는 창을, 왼손에는 번개를 쥔 모습으로 묘사된다. 농경과 관련된 것 외에도 아이들이 출산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고,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기도 했다.

 

바알이 아나트와 결혼해, 바다의 신(Yamm)’을 격파하고 죽음의 신모트(Mot)’에게 도전하는 이야기가 기원전 1500년경에 만들어진 『바알 신화집』에 담겨있다. 이 석판은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훨씬 더 오래된 이야기를 문서로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고대 도시 우가리트(현대 시리아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격투 끝에 바알은 모트와의 전투에서 패배했고 세상은 죽음의 땅이 되었다고 한다. 바알의 여형제아나트’가 지하 세계로 가 바알을 구하고 모트를 죽이자 세상은 다시 따뜻한 봄이 되었다. 바알과 모트 모두 불멸이기 때문에 다시 살아났고 둘의 영원한 싸움은 계속 되었다. 이러한 바알과 모트의 싸움은 우기와 건기를 포함하여 다양한 계절의 순환을 의미한다고 한다.

 

추후 바알은 성경에 이민족의 신으로 등장하여, 바알을 섬기는 것을 타락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유대교에서는 적대시하는 우상, 기독교에서는 악마로 여겨진 것이다. 기독교가 유럽 전역에 전파되면서 바알은 모든 거짓 신과 우상, 악마를 통칭하는 이름이 되었다.

 

El

엘에 대한 신화는 가나안 사람들의 종교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기원전 14-10세기에 쓰여진 『우가리트』라는 문서를 통해 전해진다. 엘은 가나안의 최고신이고 창조주이며, 백발의 수염을 가진 남성이 왕권과 강한 힘의 상징인 수소 뿔로 장식된 관을 쓰고 옥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시간의 지배자였고, 친절하고 자비로운 성격을 가졌다.

 

가나안 인의 최초의 신 엘은 사폰 산 위에서 살았다. 엘은 회의를 소집하고 신들을 임명 및 파면을 하는 권리를 가진 의장 역할을 했다. 바알과 함께 우주를 통치했고, 신과 인간의 아버지, 가장 슬기로운 신 등의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가나안에서는 엘이이라는 개념으로 변하면서 다양한 종교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엘은 「구약성서」에서 야훼를로 부르는 용례가 있고, ‘엘로힘은 엘의 복수형이라고도 한다.

 

엘은 바알이 모트와의 싸움에서 졌을 때 슬퍼했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바알의 신전을 만들어주지도 않았는데 이는 권력 싸움인 것 같다. 훗날 바알이 아버지인 엘의 자리를 차지해 신들을 다스리는 가장 높은 신이 되는데, 엘은 이를 경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내용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아버지 크로노스를 쫓아내 자신이 가장 높은 신이 되는 이야기 구조와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판본에서는 바알이다곤의 아들이고, 엘과 바알은 대부, 대자 관계로 엘의 권리를 이어받았다고도 한다.

 

 

아세라 Asherah

가나안 지역에서 민족마다혹은바알등 각자 믿는 신의 아내로 숭배받았다. 해변에 사는 것으로 묘사되며 이름 자체의 뜻은바다를 건너는 귀부인이다. 모든 신들과 만물의 어머니, 신들의 창조신, 하늘의 여왕, 바다의 여주인 등으로 불렸다. 아세라의 상징물은 통나무이고, 풍요를 상징한다.

 

우가리트 신화를 담은 점토 문서에 의하면 아세라는 최고신과 함께 70명의 부모로 묘사되었고, 구약성경에서는 가나안 지역의바알의 아내로 추앙받으면서 우상숭배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세라를 하느님의 명령을 대신 말하고, 사람들의 소망을 하느님께 전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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